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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관의 평균 수명, 아직도 58세?
    소방 2024. 12. 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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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면 한국 소방관의 평균 수명이 58세라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언론 보도가 2008년부터 나오기 시작해서 2021년까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에 공무원연금공단이 통계 낸 퇴직 소방관의 평균수명은 75세라고 합니다. 갑자기 몇 년 만에 평균 수명이 17년이 늘어난 걸까요? 아니면 둘 중 어떤 게 맞는 걸까요? 만약 소방관의 평균수명이 58세가 맞다면 정년퇴직 전에 절반가량의 소방관이 사망했어야 하는데, 주변을 보면 정년퇴직이든 명예퇴직이든 사망한 소방관보다는 퇴직하는 소방관의 숫자가 월등히 많습니다. 대체 소방관의 평균 수명이 58세라는 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걸까요?

    소방관 평균 수명 언론 보도

    2008년 9월 7일 세계일보 보도자료를 보면 한 국회의원이 공무원연금공단에 소방관 평균 수명 자료 제출을 요구하였고, 그것을 언론에 노출시키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연금공단이 국회의원의 자료 요구에 따라 1998년부터 2007년까지 퇴직 후 사망한 소방공무원의 평균 나이를 계산한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생존해 있던 훨씬 더 많은 수의 퇴직 소방관들은 통계에서 제외시키고 이미 사망한 몇몇 소방관의 나이만 평균을 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 수치는 ‘특정 기간 동안 사망한 일부 소방공무원의 평균나이’이지 ‘평균수명’을 뜻하지 않습니다. 만일 100명의 퇴직 소방공무원 중 10명이 평균 58세에 사망했다 해도 나머지 90명이 그보다 오래 살아 있다면 이들의 평균수명은 그보다 훨씬 높아질 텐데 언론은 10명의 사망 평균 나이를 평균수명으로 보고 인용하는 셈입니다. 이 자료는 일반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내용이었고, 이를 여기저기 언론사에서 인용하여 10년 넘게 사용을 했습니다. 심지어 58세라는 통계에 연금 수급을 받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사망한 소방관들을 제외하였기 때문에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소방관의 평균 수명은 더 낮을 수 있다는 내용도 보도되었습니다.

    직종별-평균-사망-연령
    직종별 평균 사망 연령

    현재 통계자료로 사용되고 있는 2022년도 퇴직 소방공무원의 평균 수명은 75세로 나와있습니다. 이것이 그나마 믿을만한 통계라고 볼 수 있겠지만, 여기에도 통계의 함정은 있습니다. 2024년 현재 우리나라의 경찰관 숫자는 대략 13만여 명, 소방관의 숫자는 6만 6천여 명으로 약 2배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사망한 퇴직 경찰관은 2,031명, 같은 기간 사망한 퇴직 소방관은 231명으로 9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퇴직한 소방관들 중 상당히 많은 숫자가 생존해서 평균 수명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2022년도에는 경찰관의 평균 수명이 79세, 소방관의 평균 수명이 75세로 4세 차이가 나지만 그 차이는 점점 좁혀질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해 주는 자료가 바로 2050년 평균 수명 예측치입니다.

    공무원연금공단에서 2050년 직종별 평균 수명으로 예측한 자료를 보면 소방관은 86.6세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했고, 이는 90.2세인 일반직 공무원들 보다는 낮고, 경찰관의 평균수명 85.8세 보다 약간 높은 수치입니다. 언론 보도마다 차이가 있지만 2050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4~87세로 예측된다는 자료를 봤을 때 소방관의 평균수명은 2050년 일반 국민들의 평균 수명과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도 소방관의 평균 수명 통계에 잡히지 않은, 현재 생존해 있는 많은 퇴직 소방관들로 인해서 소방관의 평균 수명이 75세가 아닌 한국인 평균 수명에 매우 가까워졌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2022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83세 정도인데 2050년까지 평균 수명이 약 3년 늘어날 동안, 소방관의 평균 수명은 10년 이상 늘어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2024년 현재 소방관의 실제 평균 수명은 80세 언저리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금 vs 일시금

    평균 수명과 중요하게 엮여있는 문제가 바로 연금이지요. 공무원들 중 한 번쯤은 퇴직 후에 연금을 받을 것인지, 일시불로 받을 것인지 고민해 보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사실 공무원은 연금 때문에 한다고 할 정도로 퇴직 후 연금이 중요한데요, 소방관들은 평균 수명이 일반인보다 짧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과연 연금으로 신청해서 받는 것이 이득인지, 아니면 얼마 받지도 못할 연금이라면 일시불로 받는 것이 더 나은건지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일시금은 얼마인지, 연금은 얼마인지를 알아봐야겠지요? 제가 이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듯이 33년 차 어느 소방경 계급 소방관은 퇴직 후 퇴직수당이 7,377만 원 + 연금은 월 279만 원 정도입니다. 퇴직금을 일시불로 받는다면 퇴직 수당 7,377만 원 + 일시금 2억 2,723만 원입니다. 퇴직 수당은 두 가지 경우가 같으니 연금과 일시금만 가지고 계산을 해봐야겠습니다.

    이 소방관은 퇴직과 동시에 연금 지급이 시작되므로 만 58세인 현재 퇴직을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80만 원씩 연금을 받으면 1년에 3360만 원이고, 10년 뒤인 만 68세에 3억 3,600만 원을 수령하면서 이미 퇴직 일시금 2억 2,723만 원 보다 큰돈을 수령하므로 계산을 해보나 마나 연금으로 받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퇴직 일시금을 현금으로 쌓아두는 사람은 없으므로 퇴직 일시금을 리스크가 거의 없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여 연 5%의 수익을 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억 2,723만 원의 5%는 1,136만 원이며 10년이면 1억 1,360만 원의 수익을 내고, 합치면 3억 4,084만 원입니다. 10년 동안 받은 연금과 일시금이 거의 비슷한 금액이 됩니다. 2022년 평균 사망연령인 75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연금은 총 17년을 받게 되고 5억 7,120만 원을 받게 됩니다. 일시금으로 수령한 돈은 연 5%의 수익을 17년 동안 내서 원금 2억 2,723만 원 + 수익 1억 9,312만 원을 합쳐서 4억 2,035만 원이 됩니다. 약 1억 5,000만 원의 차이로 연금 수령이 이득입니다. 연 5%의 수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퇴직 후에 리스크가 큰 상품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일 겁니다. 본인의 건강상태가 특별히 좋지 않아서 퇴직 후 10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을 거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연금을 수령해야 할 것이고, 실제로 퇴직 공무원들의 90% 이상이 일시불 대신 연금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연금의 삭감

    연금 외의 소득 중 사업소득+임대소득+근로소득이 264만 원을 초과하면 연금의 일부를 삭감하며, 최대 50%까지 삭감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퇴직 후 월 500만 원의 근로소득을 받는 다면 연금이 50만 원 삭감된 상태로 받게 되며, 위의 퇴직 소방관의 경우처럼 연금이 월 279만 원인데 사업소득이 650만 원인 경우 연금의 50%가 삭감된 140만 원을 받게 됩니다. 연금은 최대 50%까지 삭감이므로 월 소득이 1,000만 원 이어도 연금의 50%는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수급액은 건강보험료와 세금을 빼고 수령하게 되며, 공무원연금 이외의 연금소득, 이자, 배당소득 등은 연금지급정지 대상이 아닙니다. 

    정년과 연금수급 나이 연장 논란

    소방관의 평균 수명 논란만큼이나 논란거리가 바로 연금 수급 나이가 이미 65세로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것이 확정되었고, 이에 따라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것이라는 문제입니다. 정년 연장은 찬반의견이 있지만, 경찰, 소방관처럼 현장으로 출동해야 하는 특정직 공무원의 경우 65세까지 현장 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할는지, 임금피크제 없이 많은 연봉을 받으며 현장 대처 능력이 떨어지면 이것이 진정 국가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인 건지, 청년 일자리를 더 위협하는 것은 아닌지, 여러 논란거리를 다음 기회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appy new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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